실무포스팅

5# 제안서, 잘 쓰고 싶어요.


<본편>  제안서, 잘 쓰고 싶어요.


interviewee /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장용석 팀장


Q. 팀장님의 인사와 주로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전광역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사업지원팀장 장용석입니다. 저는 좋은마을만들기, 공유네트워크사업에서 외부활동/현장방문/조직화사업 등을 맡고 있습니다. 좋은마을만들기는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고, 서로 친밀해 질 수 있는 관계형성을 할 수 있도록 대전광역시에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Q. 사회적경제 관련 일을 하시기 전에, 영리기업에 오래 계시면서 제안서도 많이 써보셨다고 들었습니다. 제안서도 여느 실무처럼 많이 써볼수록 작성 실력이 늘어나나요?  

  당연히 많이 쓸수록 실력이 늘지요. 특히 제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써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제안서가 있다면요? 

  예전에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활용하여 공간문제를 해소하는 아이디어를 갖고 제안서를 작성했는데, 당시 서류 심사는 무사히 통과했지만 발표에서 탈락한 적이 있습니다. 제안서를 작성하는 데에만 집중한 나머지 발표 연습이나 사업의 장점을 부각 시킬 수 있는 전략 등을 놓친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제안서의 마무리는 ‘작성’이 아니라 ‘제안’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팀장님께서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마을공동체 사업 등을 통해 수많은 제안서들을 봐오셨을 텐데요, 생각하시기에 이건 정말 잘 썼다고 생각하는 제안서가 있었나요? 

  있었습니다. 잘 쓴 사례니 공유해도 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석교동의 “녹색마을버스정류장도서관” 제안서가 나온 과정이 인상 깊었는데요, 여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석교동 주민들, 마을공동체 석교마을앤사람사회적협동조합, 전문가, 행정기관이 함께 사례를 학습하고, 기획하고, 주민들에게 투표를 받아 결정한 내용인 만큼 실행 측면에서 꽤 강한 임팩트를 받았습니다. 보통은 한 사람이 제안서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분들이 기획단을 꾸려 직접 참여한 견고한 제안서였습니다.

 

Q. 제안서를 잘 썼다고 말하는 데에는 각기 다른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팀장님께서는 어떤 제안서가 잘 쓴 제안서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업의 취지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한 제안서겠지요. 간혹 제안서를 들여다보면 공모사업을 위한 정확한 취지와 목적을 밝히는데도,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을 종종 보곤 합니다.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설득하려면 투자자가 관심있어하는 분야나 사업동향을 파악하여 이를 토대로 제안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공모사업 제안서를 쓸 때도 주최하는 기관이나 기업이 이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해당 사업이 추구하는 목적에 맞게 아이템을 제안해야 합니다. 가장 위험한 발상은 단순히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맹목적으로 제안서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업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충분한 뒷받침이 없이 오로지 아이템을 부각시키는 데만 집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Q. 많은 사람들이 제안서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편입니다. 제안서를 쓰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 제안서 쓰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는 합니다. 저도 이 일을 하면서 평상시 많은 정보량, 학습량, 네트워크(인적, 물적)가 준비되어 있어야 제안서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전조사 없이 급하게 만든 제안서이거나 준비한 기간은 충분한데 내가 네트워크 활동이 부실하여 정보가 부족하거나, 다양한 자원을 활용 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부족하면 제안서의 내용도 덩달아 부실해 지는 것 같습니다. 충분한 실행력을 갖춘 제안서를 단 시간에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듯 합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잘 하시는 분들은 잘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경험이 쌓여있거나, 감각적으로 뛰어나신 분들이겠지요? 

 

Q. 그렇다면 제안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 할까요? 

  요즘은 인터넷을 잘 찾아보면 제안서 양식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양식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지요. 그리고 제안서를 작성하는 과정대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1) 사업 아이디어 선정 : 수요 찾아내기 (일상적인 인터넷 정보 탐색, 네트워크 활동)
2) 사업배경 조사 : 수요자의 욕구가 현재 어떻게 충족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 찾기 
3) 사업아이템 소개 : 앞서 조사한 각 사례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여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해결방법 찾기 (해결방법이 곧 사업 아이템) 
4) 사업추진방법 설명 : 고객조사(예상되는 사회적/경제적 효과), 시장분석 (경쟁사 비교분석에 따른 차별성, 고객확보전략) - 여기는 조금...어렵네요. 경영학적 지식이나 사업관점이 조금 필요한 것 같습니다. 
5) 제안서 피드백 : 다른 사람들에게 제안서를 설명하고 의견 들어보고 제안서 수정하기

사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5번입니다. 한 사람 생각만으로는 갇힐 수 있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은 관련 공모사업 들을 보면 저마다 각기 다른 제안서 양식을 제시해주곤 합니다. 그래서 쓸 때마다 잘 모를 때가 많은데요, 이럴 땐 어떻게 도움을 받으면 좋을 까요? 

  양식마다 목차가 달라지는 것을 어렵게 느끼는 듯 합니다. 간단하게 답변 드리면 인터넷에 유사한 목차내용의 제안서를 찾아보고, 그래도 모르겠다면 주변에 물어보시고요. 그래서 네트워크가 중요하지요. (저도 다시금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요즘은 공모사업을 진행하는 기관에 찾아가서 상담을 받기도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을 응대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충분히 자문을 받기는 어렵다보니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어떤 제안서라도 핵심 구성이 [개요–배경–사업목적–사업내용–아이템–추진계획–기대효과]인 점은 변하지 않는 데요, 제안서를 처음 써보시는 분들은 각 단계에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략하게 쉽게 풀어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 개요 : 1장으로 본 사업을 모두 설명 할 수 있어야합니다.
– 배경 : 왜 이 사업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거로, 믿을만한 자료로 정확하게 작성해야합니다.
– 사업목적 : 이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 (추구하는 방향)
– 사업내용 : 사업구조 설명. 비즈니스모델이라는 것으로, BMC를 참고해서 작성하면 됩니다.
– 아이템 : 제품&서비스 설명
– 추진계획 : 예산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부분으로 효율적인 일정계획과 차별화 전략 
– 기대효과 : 수요자(고객/수혜계층)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지역/사회와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작성하면 됩니다. 

 

Q. 팀장님께서는 제안서를 쓰기도 많이 하셨고, 보기도 많이 하셨던 경험이 있으신데요, 제안서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앞으로 제안서를 작성하실 분들에게 이 점은 꼭 유의해주길 바라는 게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신뢰할만한 정확한 출처의 자료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여 이 사업이나 아이템이 왜 타당한 지를 확인시켜 줄 수 있으면 합니다. 단순하게 주변의 호응이 좋아서 지원하는 제안서를 자주 보는데, 시장을 분석하지 않고 표준화 할 수 없는 수요자 그룹의 이야기만으로는 설득력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안서는 누구에게나 쉬운 것이 아니니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신 어려운 일인 만큼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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