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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사회적 경제 실무자들의 현장토크 <사회적 경제에서 일하기> 네 번째 대화 - 나의문제 그리고 사회문제 1

사회적경제 실무자들의 현장토크 <사회적경제에서 일하기>

 

 

네 번째 대화 <나의 문제 그리고 사회문제 1>

 

 

1. 사회적경제에서 일하면서 ‘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한 활동이 있나요? 혹은 앞으로 해결하고 싶은 ‘나의 문제’가 있다면?

 

 

나의 문제 1  <고립이 두려워요.>

 

  : 요즘은 개인주의라는 이름으로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청년도 혼자인 경우가 많잖아요. 사회문제라고만 생각 했던 게, 지금은 내 문제인거에요. 저도 독립을 했는데, 점점 사회에서, 인간관계 없이 고립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 어떤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 일하는 곳에서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지만, 어쨌튼 회사니까 나누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잖아요. 집회사 집회사 이런 생활패턴에서 본가가 아니라 타지에서 일하고 있으면, 고립 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원래 친했던 사람들은 다 흩어지고 없고. 저는 최근에, 다양한 독립주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컨퍼런스에 참여했었어요. 내 문제니까 그런 행사에 참여하게 되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뭐 해결책까지는 내지 못해도 모인 것만으로 좋았던 것 같아요.

: 컨퍼런스에서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어요?

: 비혼 여성의 문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었어요. 기존 마을 공동체가 아무래도 육아의 문제로 많이 모여요. 그래서 2,30대 결혼하지 않은 비혼 여성들은 그 공동체안에 들어갈 수 없다는거에요. 그럼 점점 고립되고 할 수 있는 활동이 줄어들어요. 노후도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비혼여성들끼리 만들면 되지만 모여지지가 않는거에요. 어떤 사람이 이런 것에 관심있는지도 모르고, 혼자 만드는건 또 쉽지 않잖아요.

: 부모님세대에서 2,30대 여성들은 육아 이외의 마을공동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진 않았을거 같아요. 결혼을 일찍하기도 했고, 필수라고 생각하던 시절이니까. 비혼이 늘어나고 다양한 가족형태가 드러난지 얼마 안됐잖아요. 그래서 아직은 자리가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자리를 찾기보다 만들어야 할 때네요 확실히.

: 제가 평생교육 수업 과제를 하다 알게 된건데, 이제 1인 소외계층에  중장년층도 들어간대요.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가족은 없는데, 이혼하거나 결혼을 안해서 혼자 사시는 분들. 그 분들을 평생교육으로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는건데. 교육을 받게되면 그 분들의 ‘모임’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런 점에서 고립을 교육현장에서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어떤 교육을 하는거에요?

: 중장년층은 자기가 해오던 것을 잃으신 분들도 있고, 그냥 취미로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예를 들어 베이비시터교육을 받는다던가, 취미로 어떤걸 배운다던가. 같이 교육 받으면서 친해지지 않을까요? 근데 실제로 친해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 컨퍼런스 이야기를 더 하자면 “나 혼자 살기도 바빠죽겠는데 왜 자꾸 같이 살라고 하는거야?” 라는 주제로 이야기 했었어요. 혼자 사는 것도 무리 없는데 왜 공동체가 필요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잖아요. 했던 대화가 ‘나 혼자 살기’의 ‘살기’와 ‘같이 살라고’의 ‘살기’가 다른 의미라는 거에요.

: 채워지는게 다른.

: 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로울 때 있잖아요. 심적으로 채워지지 않은게 있어서 고립의 느낌을 받는거죠. 진짜 모순이 있는 것 같아요.

: 외로움에 대한 잘못된 사회인식도 바꼈으면 좋겠어요. 특히 20대는 외롭다고 말하면 ‘자존감이 낮거나, 연애를 갈구하는 사람’으로 연결지어지는 느낌. 저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내가 나약해서’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어요. 아 더 바쁘지 않아서 그렇구나, 지금 집중을 못하고 있구나. 근데 바빠도 일에 성취가 있어도, 계속 외롭더라구요. 그래서 이건 자연스러운 감정 아닐까라고 질문 하게 된 거에요. 사람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어쨌튼 사람은 사회적동물이기 때문에, 사람들 속에서 살고자하는 욕구가 있는 거 아닐까. 혼자서도 행복하지만, 외로울 수 있고 나누고 싶을 수 있는거죠. 더 이상 개인의 결함으로 보여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저는 친구가 시험 준비 할 때 고립 되서 힘들어하는 걸 봤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가 있는데 노무사 준비를 했어요. 쉬운게 아니잖아요. 그 친구가 공부하러 노량진에 갔을 때, 고시원에 놀러 갔었는데 자취방보다 훨씬 작고.

: 맞아요. 세 걸음이면 벽에 닿죠.

: 원래 몸이 좋은 친구도 아니어서 걱정을 했어요. 밥 잘 챙겨먹나. 저는 나름 배려한다고 공부하는 친구니까 연락을 잘 안했는데, 그 친구는 외로운데 누구한테 연락하기가 좀 그래서 안했더라구요. 연락해봤자 한 풀이만 하게 되니까. 그러다 토끼를 키우게 된 거에요. 주인 몰래. 근데 애정 갖고 키운 토끼도 중간에 죽었어요. 힘들 때 말하면서 울고 그랬던 토낀데. 그 친구가 한 번 떨어지고 두 번째 시험 보는 중간에 공황장애랑 우울증이 왔대요. 너무 힘들어서. 이런 시험준비를 할 때도 고립감이 되게 심해요. 전 교육과니까 선배들한테 들은게, 임용고시 준비하러 노량진가면 회색빛 세상 같다고. 사람들이 표정이 없고. 공부하는 학원 건물내에서 웃는 사람도 없고 우는 사람도 없고. 색깔이 없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 이런 고립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 근데 이 땐 고립을 안하면 공부가 안되잖아요.

: 맞아요. 공부를 할 때는 자발적 고립이긴한데.

: 꿈이 있다고해도 현실적으로 준비하는거나 이루기 힘드니까. 사회문제도 있고.

: 요새 많이 나오는 기사가, 취업 준비생 중에 계속 불합격하거나, 인턴하다 정규직전환이  좌절되는 경우가 반복되니까 다 포기하고 백수로 사는 친구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그 생활하면서 친구들 만나기는 껄끄러우니까 방 안에서 안나오고. 부모님 집에서 살면서 스스로 고립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해요.

: 계속 들어가는거같아요. 나오기 어려우니까.

: 친구들 다 직장다니고 그러는데 모임 나가서 그런 얘기 듣기가.

: 또 직장 다니는 친구들끼리는 공감대가 있고. 직장에 대한 이야기를 할거 아니에요. 자기는 이야기 할 수가 없으니까.

: 시험 공부하는 친구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요. 내가 힘들어서 연락하고 싶지만, 난 공부하는 입장이니까. ‘얘는 왜 공부 안하고 자꾸 연락하는거야?’ 라고 생각할 거 같은거에요. 그러면서 계속 혼자 밥먹고. 말할 때가 없고.

: 일부러 스터디를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스터디를 안하면 하루종일 말할 일이 없으니까.

: 12시간 내내 말도 안하고 공부만 하고.

: 공부에 대해서라도 ‘얘기’ 하니까.

: 제가 취준생 때 고시원 살았을 때, 진짜 사람이랑 한마디도 안하고 입을 못 뗀 적이 있어요. 쉬고 싶어서 내가 원해서 혼자 있는게 아니라, 사람 만날 돈도 없고 주변에 같은 처지의 사람도 없어서 였는데.. 무섭더라구요.

: 이게 언제 끝나나. 1인가구가 하루종일 집에 있다고 하면 말을 잘 안 하죠.

: 일부러 노래를 부르지 않는 이상(웃음). 나도 그랬나? 혼잣말을 하지 않는 이상.

: 그래서 그 친구가 토끼를 키운거죠.

: 저도 ‘혼자인게 좋아요’ 라고 생각하고, 나름 혼자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였는데도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환경적으로, 사람이 없어서 말을 안하게 되니까 새삼 ‘나도 사회적동물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  공동체라는 인식이 바뀔 때가 됐어요. 한 마을에 살아야 공동체가 아니라 같은 관심사로 만난 커뮤니티도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잖아요. 기성세대의 마을 공동체의, 전통적인 공동체에서 다양해져야 하지 않을까. 지금도 마을 안에서만, 아파트 안에서만 뭔가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잖아요.

: 맞아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많아져야 해요. 같이 하고 싶지만, 침해받고 싶지 않은 욕구가 강해지고 있는 세대에서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같이 안하기를 선택해버리는 경우도 많고.

: 해결되기 너무 어렵다…. 흠…

: 저번에도 마을공동체를 이뤄보고 싶다 이야기 했었잖아요. 근데 확실히 1인가구끼리 모인다는 건 아직 경계심이 있고.

: 신뢰가 없으니까.

: 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될지를 모르겠어요.

: 신뢰성 있는 기관이 그걸 운영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미 하고 있지 않을까요?

: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사업을 지원해주는 데도 있으니까.

: 육아말고도 다양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마을 공동체가 꽤 있나요?

: 저도 거의 육아에 관련된, 마을어린이 도서관 이런거 밖에 몰라요. 청년이 마을공동체를 만든 사례는 접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 여우님말대로 신뢰성 있는 곳에서 만든 모임이 다양해지면, 확산이 빨리 될 것 같아요.

: 기관끼리 협업 할 수도 있고. 주최가 하나가 있으면 그걸 주관하는건 여러 곳일 수 있잖아요. 저희는 마을공동체에서 마을 학교를 하거든요. 교육은 저희가 하고 공동체는 다른 조직이 하고.

: 교육 같은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커뮤니티가 결속력이 더 강한 편인 것 같아요.

: 그냥 공동체하면 뭔가 없잖아요. 근데 테마가 정해지면 좋죠. 교육, 취미...뭐가 있을까요?

: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공동의 목표가 있는 게 좋아요. ‘노래연습을 하자’하고 모였을 때보다 ‘특정 공연을 올리자’ 하고 모였을 때가 모임이 더 오래가더라구요.

: 계속 지속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 목표의식이 뚜렷하면.

: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 그렇게 계속하다보면 점점 고립에서 멀어지지 않을까요. 그 사람들과 신뢰도 쌓이고 감정적으로 기댈 곳도 생기고.

: 거부감이 덜할 것 같아요. 단순히 ‘친목’을 위한 공동체는 허무함에 대한 경계가 있달까.

: 이런 것들도 중요하지만 홍보가 중요하죠. 많이 참여하게.

: 항상 어려운 홍보.

: 이번에 토요일에 했던 마을 컨퍼런스에 청년들이 진짜 많이 왔거든요. 본인들 이야기라고 생각이 드니까 온 거에요. 내 얘기구나 생각이 들면 공감이 되면서, 참여하는 것 같아요. 공감을 사는게 가장 중요해요.

: 저도 같은 컨퍼런스에 참여했는데, 어쩐지 사람들이 얘기하는데 눈이 초롱초롱하더라구요.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라는 눈빛. 다들 얘기하고 싶어가지고.

: 자기 문제라고 생각하니까 얘기하고 싶은게 많았겠죠.

: 지금 내가 얘기하는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으니까. 실제로 몇몇 분들끼리는 모임도 추진되는 것 같고.

 

 

 

나의 문제 2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내 강점, 경쟁력을 찾아한다는 생각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게 아니라, 실전이라는 긴장 속에서 불안으로 바꼈어요. 그래서 작은 실수에도 크게 무너졌던 것 같아요. ‘뭐하나 특출나게 잘하는 것 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 견디기 힘들더라구요.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 문제지만, 원인이 ‘사회문제’에도 있다는걸 알았어요.

바로 ‘교육문제’에요. 대학 때까지 깊숙히 몸 담은 ‘경쟁만능주의, 획일화된 기준’. 이런 것들이 문제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는 생각해본 적 없었어요.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내심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아프고나서 처음으로 의심이 든거죠.

학교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남들과 다른 너의 능력을 찾고, 앞서 나가야해. 그게 진정 성공할 수 있는 길이야. 모든 존재는 특별해.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어. 힘내.”

자라오면서 무엇보다 믿었던 말이에요.

그 말에 갇히기 시작하면서 힘들어졌는데…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하면, 하나하나 수집해서 그 모든 것을 갖춘 ‘남들보다 특별한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만들어놓고 매달렸어요. 거기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면, 필요이상으로 우울해졌죠. 저의 개인적인 강박로만 보기에는,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분들이 많더라구요. 많은 책에서 ‘한국사회에서는 평범한 것에 용기를 내는게 힘들다.’’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건 다르지만, 교육관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근에 한국 교육계에 고민과 변화가 있는 것 같아서 기뻐요. 아직 크게 바뀐 건 아니지만, 잘못 됐다는 걸 인지하게 된거니까.  

: 부족하다는 걸 인지하고, 그거에 대해 나아갈려고 하고.

: 맞아요 그게 중요하죠. 하긴 제가 말한 처지는 아닌데. 저도 나아가야 되는데(웃음). 솔직히 습관이 되서 생각을 바꾸기가 싶지는 않네요. 어제도 집에 들어가서 ‘난 왜 잘하는게 없을까…’. 별로 노력도 안해놓고 ‘난 왜 이렇게 못하지.’ 이러고 있고.

: 제 얘기 듣는 거 같네요ㅠㅠ.

: 장점을 찾아서 살리면 좋은거죠. 그치만 나의 여러 면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어렵게 만들었다는거. 획일화 된 기준에 익숙해지면, 사람, 삶, 세상, 나자신까지 다 단편적인 시각으로 보게 돼요. 만약 부정적인 면에 꽂힌다면, 삶의 의욕까지 잃어버리기도 해요. 전 ‘난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고, 그래도 되는거구나.’ 라는 생각을 받아들이면서 나자신을 보는게 약간은 편해졌어요.

: 그런 마음을 깨뜨리기가 쉽지 않죠.

: 앞으로 살아가면서 극복해야할 과제인 것 같아요.

: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중학교 때까지 착한아이 콤플렉스가 심했어요. 제가 공부를 잘하니까 부모님이 기대가 많았거든요. 오빠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오빠처럼 하면 안돼.”라고 비교를 하셨어요. 그 생각이 주입되서 저도 오빠를 무시하고 있더라구요. 스스로 모범적이어야 된다는 생각이 강했고, 부모님이 원하는 건 무조건 수용했어요. 엄마아빠 속에 갇혀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공부를 나름 잘해서 자사고를 갔는데, 공부 잘하는 애들이 다 모여있고 제가 중하위권인거에요. 자존감이 확 내려갔어요. 그 상황에서 엄마아빠는 ‘원래 잘하는 애니까.’ 하고 많이 밀어주셨어요. 부모님때문에라도 잘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자꾸 공부에 대한 자존감이 낮아지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1달에 한 번 집 가는 길에 맨날 울었어요. 근데 그 감정이 한번 꺾이고 해탈을 하니까 편해지더라구요. 부담이 좀 줄고. 그 과정에서 ‘엄마아빠가 생각하는 나와 진짜 나는 다르다’라는 것도 알게 된거죠. 부모님은 아직도 저 중학교때 이야기를 해요. 얘가 원래 안 이랬는데 왜 이렇게 바꼈을까… 거기다 선뜻 제가 깨달은 점을 말하기가 좀 그런거에요. ‘부모님이 중학교때까지는 날 가둬서 그런거고, 원래 내 모습은 그런게 아니다’라고.

: 부모님이 많이 당황하셨어요?(웃음)

: 대학교 가서 아셨어요. 어? 이렇게 속 썩이는 애가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됐지? 이런 느낌?

: 부모님은 우리 아이 잘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했던 칭찬과 교육이 아이에게는 굴레 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교육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비판적 사고로 나중에 자식들에게 ‘어떤 교육과 가치관을 제안하는게 좋을까’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처에 널려있는 생각들을 이게 맞는건지 어디서 온 생각인지, 적극적으로 의심해야겠어요. 다들 하고 있다고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되겠구나.

 

 

 

나의 문제 3  <독립이 어려워요.>

 

: 솔직히 저는 환경상 독립 하기가 어려워서, 독립에 대해 공감 안되는 부분이 많아요. 기숙사생활 했다던지, 혼자서 뭔가 해봤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저는 장애가 있다보니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 근데 독립의 범위가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사실 월급을 받으니까 경제적으로는 독립을 하고 계신 상태고.

: ‘돈을 벌고 싶다.’ 라는 건 해결이 됐죠. 그 외의 문제가 많아요. 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이 아무리 나아졌다해도 아직 안 좋잖아요. 전에 면접을 몇 번 갔었을 때, 장애에 대한 편견이 많이 있더라구요. 장애인들은 부족하고 능력도 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으니까, 그걸 깰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벽에 부딪히는게 많았어요. 혼자 할 수 없는게 많다보니까. 저는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사회전반으로 봤을 땐 장애인 관련해서 앞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죠. 일자리도 아직 해결되고 있다 그런 느낌은 안 드는 것 같아요.

: 일하고 계신 회사에서 ‘경사로 만드는 프로젝트’ 진행 하신걸로 알고 있어요. 영상도 봤었거든요. 궁금한게 직접 경사로를 설계하고, 가게에 가서 가게 사장님들이랑 직접 이야기를 하고 설치하는 과정을 거치신거에요?

: 네 맞아요.

:  전엔, 동네에 휠체어 진입 가능한 식당이 주변에 별로 없었잖아요.

: 거의 없었죠. 시도해보는게 중요하죠.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이 좋아질거라고 생각해요.

: 경사로 프로젝트 얘기는 더 일찍 나오긴 했는데, 회사의 생존을 먼저 신경써야되다보니 미뤄지긴 했죠. 우선 회사가 살아 있어야 사회문제해결도 하는거니까. 아예 활동 지원금이 없거나 그럴 땐 소셜미션 활동은 많이 어려운게 현실인 것 같아요.

: 지금도 많이는 못하고 있죠...

: 어렵죠. 지금이라도 하는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 맞아요. 더 많은 곳에 경사로가 설치돼야해요. 식당도 강제적으로 계속 갔던 데가고, 메뉴 선택도 제한되고. 같이 간 사람들한테 폐 끼치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고. 이런 불편들이 점차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 회사에서 워크숍 계획 짤 때 불편 했던 게 생각나네요. 장소 알아보는데, 갈 수 있는 데가 별로 없었어요. 경로 짜기도 애매해지고.

: 특히 섬은 거의 못 가요. 그래서 정했던 도시 자체를 포기하고 바꾼 적도 있어요.

: 진짜 불편하셨을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경사로가 비장애인들한테도 엄청나게 좋은 것들이잖아요. 최근에 이사할 때 수레를 끌고 다닌 적이 있어요. 근데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가는 경사로에 차를 세워놓은 거에요. 거기로 못 가면 5분을 삥 돌아가야되는데…..  한 번은 제가 깁스를 해서 발이 불편할 때 버스를 타게 됐는데 계단이 너무 높은거에요. 너무 불편했어요. 아프고 나니까 더 깨닫는 거 같아요.

: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는 ‘내 문제가 됐을 때’ 가장 크게 생기는 것 같아요.

: 그래서 당사자 당사자 하나봐요.

: 저도 경사로문제는 휠체어 탄 동료들 없었다면, 불편이 내 생활에 없었다면 진지하게 생각 안했을 거 같아요. 흠… 그렇다면 이런 불편에 대해서 해결해달라 어디에 어떻게 얘기를 할 수 있을까요?

: 사실 불편이 있어도 목소리 내기가 싶지 않아요.

: 소수라는 생각 때문에요?

: 움직이기도 불편하고… 시위하시는 분들 보면 대단한 것 같아요. 자기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해서 하는거니까. 그런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아요.

: 제 생각에 이동권제한이 되다는건  엄청 큰 불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이유가, 움직이기 불편하다는 것 외에도 또 있는지 궁금해요.

: 비장애인들이랑 똑같은거 같아요. ‘내가 안해도 누군가는 하겠지?’ 그런 생각 때문에.

: 오오…그렇구나.

: 이렇게 얘기하면 다 의아하게 생각하는데, 장애인도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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